⑫김진길 엠투웬티 대표
근육 자극 운동장비 개발…”질병의 시작 근육량 감소”
유럽에선 친숙, 국내는 걸음마 시장
“판매가 1/8, 근육 자극 등 유럽 대비 경쟁력 자신”
연내 강아지 슬개골 전용 제품도 출시 예정
[편집자주] 디지털 전환이 사회 화두가 된지 5년이 지났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혁신이 요구되는 흐름이다. 제약·바이오, 의료 등 헬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업의 특성상 더뎠을 뿐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30% 고성장이 점쳐진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ICT 강국이다. 제약·바이오 후발주자 입장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내 디지털 헬스 대표주자들을 만나 이들이 만들어갈 변화를 미리 살펴본다.
# 직장인 김웬티(가명)씨는 운동을 시작한 후 기대만큼 늘지 않는 근육량에 좌절했다. 단백질 섭취를 의식적으로 늘리고 1시간씩 일주일에 2번 운동한지 3개월, 근육량 변화는 더뎠다. 그나마 쥐꼬리만큼 늘었던 근육도 회식 한 번만 하면 감쪽같이 증발했다. ‘지금보다 단백질 섭취, 운동량을 늘리는 건 쉽지 않은데….’ 고심하던 그의 눈에 중저주파를 활용해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는 기기가 들어왔다. ’20분 사용으로 최대 6시간의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던 그는 체험이 가능한지 회사에 문의했다.
수입 뛰어들었다가 ‘직접 개발’
근감소증 솔루션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엠투웬티’가 개발한 ‘마요홈’에 대한 설명이다. 마요홈은 엠투웬티가 개발한 중저주파 근육 자극 기술 ‘CMB(Core Muscle Booster)’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운동장비다. 크게 전신 거울, 마요슈트(옷), 모바일 앱으로 구성돼있다. 중주파 패드가 부착된 옷을 입은 사용자가 전신 거울에서 로그인 후 근육강화, 보디라인 가다듬기, 마사지 등 운동 테마를 선택하면 작동한다. 이후 코스의 강도, 슈트의 강도를 선택한 뒤 거울에 띄워지는 동작을 따라하는 것이다. 이때 슈트 강도는 상복부, 하복부,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부위별로 각각 선택할 수 있다. 또 선택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은 총 20개로 각 20분 분량이다. 운동 후엔 전신 거울에 체중, 체지방, 근육량, BMI(체질량 지수·비만도 측정) 등 운동 후 변화가 뜬다. 관련 기록은 모바일 앱에서 리포트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진길 엠투웬티 대표는 “저주파(100㎐ 미만)는 피부 표면만 자극하는 반면 중주파(2500~4000㎐)는 근육을 직접 자극한다”며 “마요홈은 중주파가 근육을 수축, 이완시켜 운동없이도 사용자의 근육량을 늘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슬링 선수들은 근육이 끝까지 차있어 근력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안느는데 마요홈을 사용한 뒤 근육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며 “마요홈을 착용하고 운동하는게 그냥 운동을 했을 때보다 시간, 근육 생성 측면에서 6배 정도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도 “전기 테라피 장점이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라며 “심장 질환, 디스크 환자나 임산부 등 사용이 제한되는 이들은 있지만 이외엔 지난 10년간 부작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새삼 본질적 의문이 들었다. 사람에 ‘근육’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김 대표는 “모든 질병의 시작이 근육량 감소”라고 설명했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이 약해져요. 뇌도 혈액을 펌프해서 뇌로 보내주는 양, 산소 양에 영향을 받는데 이게 하지근육과 연결돼있거든요. 당뇨 환자의 경우에도 걷기 운동을 통해 기본 근육량을 유지하란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근육 운동과 유산소 운동은 같이 해야하는 거에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만드는 건 어려워요. 그렇다고 중량을 전보다 많이 칠수도 없구요. 질환이나 장애로 근육 운동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어요. 저도 운동을 좋아하지만 선천적으로 고혈압이 있어서 중량을 늘리고 싶어도 못하거든요. 다양한 경우들을 감안할 때 주파수를 활용한 운동이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방식이라고 확신했어요.”
이러한 주파수 활용 운동 장비는 국내에서 아직 낯설지만 유럽에선 이미 활성화 돼있다. 김 대표도 PD로 일하던 시절, 고령화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유럽에 갔다가 관련 제품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시작은 현지 제품을 수입해 국내 유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차 제대로 된 제품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저주파 기반이어서 따끔하고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며 “중주파에 대해 알게 돼 국내에서 중주파가 접목된 제품을 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나온 마이홈은 유럽 제품 대비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지녔단 게 그의 설명이다. 중주파 기반으로 근육을 직접 자극한다는 점 외에도 판매가가 거울은 유럽 제품 대비 8분의1인 399만원, 옷은 5분의1인 20만원으로 저렴하다. 렌탈비도 월 9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코스닥 상장도 도전
반응은 해외시장에서 먼저 왔다. 2019년 마요홈 출시 이후 벨기에 유포리아 스타일링과 210만달러 규모, 2020년 미국 곤잘레스 투자 그룹과 1100만달러 규모 수출계약을 잇따라 맺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겼다고 한다. 이에 김 대표는 올해 독일, 두바이 등 해외 전시회에 나가고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 유치, 수출 계약을 이끌겠단 방침이다. 김 대표는 “수출로 1만대 이상을 파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내 강아지 슬개골 통증을 완화해주는 장비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역시 중저주파가 흐르는 옷(레깅스)을 입어 작동한다는 점에서 원리가 같다. 이러한 노력들을 더해 엠투웬티는 올해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다. 작년 매출은 22억원이었다.
상장 준비도 시작했다. 엠투웬티는 최근 대표 주간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사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최대한 빨리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자본시장 상황을 분석해 가장 적절한 시기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엠투웬티는 120세 시대를 준비하는 헬스케어 회사”라며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는 가장 큰 모터가 근육이다. 그런 근육을 잘 지키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AI(인공지능)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